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1348785
요즘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세상을 뒤집어 진다는 기사가 많은데, 실제로 양자 컴퓨터의 동작원리와 가능성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어서 읽은 책이다. 양자 물리와 양자 컴퓨터의 국내 최고 권위자이신 이순칠 카이스트 교수님이 집필한 책인데, 서평에 카이스트에서 이 분의 양자물리 강의를 듣는 유명한 과학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책의 머릿말에서 이순칠 교수님은 어차피 읽어도 양자 컴퓨터의 동작 원리를 이해할 수 없음을 강조한다.
양자 물리학은 인간의 경험적, 직관적 이해의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려운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ㅎㅎ
양자 물리학에 대한 배경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읽어도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많다.
그래도 양자 컴퓨터의 투자에 관심이 있고, 기본 동작 원리를 이해하고 싶다면 한 번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양자 컴퓨터는 양자 물리의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컴퓨터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고전 컴퓨터와의 핵심 차이점은 병렬 처리가 가능한 점이다. 전자 같은 입자는 회전 상태에 있는데 이를 스핀이라고 일컫는다. 이 스핀의 방향에 따라서 0과 1을 구분하게 된다. 고전 컴퓨터도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에 전압의 차이로 0과 1을 구분한다. 차이점은 양자의 스핀은 중첩된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게 사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데, 전자의 스핀이 왼쪽 회전이 30%, 오른쪽 회전이 70% 로 존재한다. 양자 물리학의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양자 컴퓨터는 두 가지 상태를 한 번에 계산할 수 있다.
양자의 세계에는 중첩 외에 얽힘 현상이 존재하는데, 하나의 입자 상태가 다른 입자 상태와 연관되어 있는 현상을 얽힘이라 한다. 개인적으로 이해하기에는, A 입자가 오른쪽으로 돌다가 왼쪽으로 바뀌면 얽힘 상태에 있는 B 입자도 상태가 변하게 된다. 얽힘 현상으로 큐빗이 늘어나면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상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2 큐빗은 00, 01, 10, 1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사실 내가 쓰고도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
결론적으로, 밑줄 쫙 그어 기억해야할 부분은 양자 컴퓨터는 거대한 규모의 병렬 연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부를 못하니... 외울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컴퓨터로 쉽게 해결하는 문제를 하나 생각해 보자
f(x) = 0 에서 x 를 찾는 문제이다. 이 방정식에서 x는 자연수 이고 0에서 1000 중에 하나다.
고전 컴퓨터로 간단하게 이 함수에 0부터 1000까지 천 번을 반복 대입해서 풀 수 있다.
반면에 양자 컴퓨터는 0부터 1000을 한 번에 넣어서 계산한다.
즉, 양자 컴퓨터는 고전 컴퓨터가 1천번 할 일을 한 번에 할 수 있다.
물론 요즘 같이 빅데이터 시대에는 분산 컴퓨팅이 대세라서, 저가의 컴퓨터를 여러 대 또는 GPU 같은 병렬 칩을 동원해서 빠르게 병렬 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큐빗 숫자에 따라 동시 연산할 수 있는 차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10 큐빗은 2의 10승 즉 1023개를 동시에 처리 가능하고, 20큐빗은 2의 20승, 즉 100만개의 상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20-30 큐빗이 넘어가면 사실 고전 컴퓨터가 따라 올 수 없다.
엄청난 가능성으로 요즘 양자 컴퓨터가 핫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입자를 다루는 나노기술이 필요한 분야라 발전이 더딘편이다. 초기에는 핵자기 공명 방식으로 몇 비트 수준을 구현하였으나, 지금은 초전도방식과 이온덫 방식이 유행이라고 한다. IBM, 구글 등의 빅테크 회사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아이온Q와 리게티 같은 스타트업도 양자 컴퓨터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이 수십 큐빗 사이즈의 컴퓨터를 상용화 했다고 주장하는데, 양자 컴퓨터는 구조적으로 오류에 취약하기 때문에 1큐빗 연산에 오류 방지를 위한 4큐빗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20큐빗도 실제로 연산에 쓸 수 있는 큐빗은 4큐빗에 불과하다. 아직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다만, 아직 실험실 수준의 컴퓨터지만 MS Azure 등에서 쓸 수 있게 오픈한 경우도 있다.
https://azure.microsoft.com/ko-kr/services/quantum/
양자 컴퓨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무도 모른다.
기술 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채 여러 기술들이 경쟁하는 상황이고, 넘어야 하는 기술적 장벽도 많다. 나노 입자를 다루는 기초 기술도 많이 발전해야 하고, 양자 컴퓨터를 쓰임새를 넓히는 소프트웨어 스택(OS, 응용 프로그램)도 새로 쌓아야 한다. 현재는 서로가 "내일 제일 잘 나가"를 주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몇 년은 춘추전국 시대일 것이다. 하지만 양자 컴퓨터의 파급력을 고려하면, 춘추전국 시대의 혼란상을 유심히 관찰하여 새로운 기회를 놓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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