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주말 동안 콜록콜록 거려서 자가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코로나 확진이 떴다. 동네 병원으로 가서 신속항원 검사를 진행하는데 한 시간을 기다렸다. 일 확진자수가 40만명이 넘어가니 어디를 가나 코로나 검사 받으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약국에는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이 다 떨어져서 대체 약품으로 바꿔줬는데, 해열제는 다 떨어졌다고 했다. 마침 해열제를 미리 구비해둔 덕분에 우리는 괜찮겠지만 의료 붕괴란 이런 것인가? 몇 일 전 지병으로 돌아가신 지인의 아버님 상가집을 다녀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입원실을 못구해서 서울에서 천안까지 내려갔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제 감염자가 비감염자를 곧 초과할 것 같은데, 이런 판국에 코로나 검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아내도 확진이 나와서 둘째와 격리를 시작했지만, 이상하게 첫째와 나는 음성이 나왔다. 일반 감기와 비슷해서 면역력에 따라서 감염 가능성이 다른가 보다. 격리할 동안 식사준비, 청소 등의 집안 일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마침 재택 근무중이고 일도 그렇게 바쁘지 않아서 병행이 가능하지만, 매끼니 챙기는게 보통 일이 아니다. 물리적으로 음식을 하는 노동보다는 어떤 요리를 내어줘야 할지 기획이 더 어렵다. 냉장고를 뒤져서 자원을 확인하고, 자원 효율적으로 요리를 해야한다. 그 와중에 성향이 다른 두 고객의 취향도 만족시켜야 한다.
가족의 두 친구가 격리 중이라, 어디 나갈 수가 없다. 주말동안 시간이 많이 나서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삼프로에 소개된 "독점의 기술" - 2005년 출간된 버전이라 옛날 이야기가 많다. 애플의 아이팟을 상황적 독점으로 소개하고 있으니.. ㅎㅎ 우리가 MS 윈도우, 구글의 검색엔진 같이 거대한 독점만 관심을 가지는데, 책에서는 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독점 현상을 이야기 하는데 흥미롭다. 주식 투자하시는 분이 아시면 좋을 것 같아 다 읽으면 따로 포스트를 한 번 올려야 겠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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